전체적인 감상
좋은 말은 멋진 말이 아니야. 멋진 말은 대단한 말이 아니지. 그리고 대단한 말은, 꼭 좋은 말이 아니야.
별 것 아닌 말을 해도, 활자 하나하나가 읽는 이의 마음을 두드리고,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것.
경험 없는 젊은 사람들이 감히 쓸 수 없는, 긴 세월과 많은 노력 끝에 겨우 도달할 수 있는,
그런 대사를 웹툰에서 볼 거라곤,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넌... 무엇을 위해 그토록 날아드는 거냐. (1화)
내한테 한번 더 기회를 주시는 겁니까. (2화)
입봉작이잖아요. 내 자식 처음 보는 날인데 게으르면 되나요? (2화)
마, 사진 찍을 거면 한 빠께쓰라도 사주고 찍으소! (2화)
삶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게 무엇이냐고 물으면, 누군가는 행복, 혹은 사랑이라 대답하겠지만, 대다수는 돈이라고 대답하겠지. 그것은 궁핍할수록 사람을 절박하게 만들며, 부유할수록 욕망에 눈멀게 하니까. (3화)
'재능'이란 그 무의미한 단어가 무너지기까지 참으로 오래 걸렸다. (4화)
드라마에서 대사란, 제한된 공간과 상황 속에서 펼쳐야 하는 극한의 설득이다. (4화)
무성 영화의 거장, 버스터 키튼은 말했다. 세상에는 수많은 표정이 존재한다고. 하지만 배우라면, 무표정 속에서 슬픔을 찾아내야 하며, 환희도 뽑아낼 줄 알아야 한다고. 그리고 이 응축된 감정을 스크린 너머 관객에게 선사해야 하는 것이 그 임무라고. (5화)
대본이, 그렇게 말하고 있으니까요. (5화)
그러니까 너도 나중에 너 같은 놈 만나면 지나치지 말고 도와줘라. 소주 한 잔, 별거 아니잖냐. (6화)
피디님. 남항 시장 사람들이 왜 이렇게 열심히 사는지 아세요? 하루라도 게으르면 장사를 못해요. 생선 파는 자리도 다른 사람이 와서 채가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어머니를 보내고 저 혼자 장사할 수는 없잖아요? (7화)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 상도덕은 아는 놈이거든요. (7화)
"어어, 누야! 지나가지만 말고 한번 보고 가이소. 구워 먹어도 좋고, 쪄 먹어도 좋고. 남은 대가리는 탕에 넣으면 크으-. 소주 궤짝 채로 비우는기다!"
"(웃으며) 아가 그 맛을 뭘 안다고 그러노! 고등어 한 손 줘 바라."
"아저씨도 추천 좀 해다고!"
"행님, 남항에서 젤 물 좋고 싱싱한 활어가 여 있는지 우예 알고 오셨노. 이놈 눈까리 봐라. 금방 바다에서 헤엄치다 뛰치나와서 쌩쌩하다 아이가." (7화)
또다시 배우의 길을 걷게 된다면, 또다시 그 이기심과 욕망에 사로잡혀 존재하지 않는 연기의 끝을 보려 할 것이다. 마치 불나방처럼. 그러니 이번 배역을 마지막으로 연기 생활을 끝내자. 그 끝에 미련이 없도록. (7화)
극단을 나오면서 연기를 예술로 생각하는 것을 버렸다. 오로지 인지도와 출연료만을 배우로서의 목표로 삼을 뿐. 그렇다고 연기를 게을리하지는 않았는데, 돌아오는 게 이딴 감정이라니... (9화)
답답하다. 답답해! 내 딱 한 번만 말하니까 똑띠 들으소!!!
삼치 잡이라고 다들 아시지예. 누구는 그물로 잡아 올리고, 또 누구는 낚싯대로 잡아 올리고, 방법은 전부 다른데 하나같이 삼치를 낚아 올리는 게 같지예.
내도 같아예! 구청에서 홍보며, 축제며 매년 뭐 하고는 있지만 실속 있는 건 있습니까? 타지 사람이라고 해 봐야 다 옛 추억 머금은 아지야들 아니냐고예!
거기 아까 행님요! 남포동이고 영도고, 요즘 남항 끼고 있는 전통시장에 젊은 사람들 찾아오는 거 봤습니꺼! 물론 한둘씩은 찾아오지예! 그런데 이대로 가다가는 전통시장도 머지않아 죽십니더!
다들 좀 멀리 봅시데이. 내 장영국이가 장담하는데, 이 드라마 방영하면 자갈치는 남항이든 서울 촌놈들 구경 함 해보겠다고 떼거지로 몰려올낍니더.
그카니까! 다들 인심 좀 넉넉하게 퍼주이소! 부산 사람들이 언제부터 그래 야박했는교!! (9화)
"이모님! 아까부터 궁금해가 미치겠는데, 저기 '어머니'라고 정자로 된 현판은 뭡니꺼?"
"저거예? 뱃일하는 아저씨들이 술 채면 하도 싸움질하고 난리가 나가 내 붙여놓은 거라예. 술 앞에서 망나니 되는 아지야들도 저 어머니라는 글자만 보면 얌전해지거든~"
''어머니'라...' (10화)
말씀은 그렇게 하셔도, 어머니 손은 상처투성이였다. 포기하고 싶기도 할 텐데 어머니는 힘든 기색 하나 보이지 않았다. 모든 것이 '어머니'라는 그 이름 하나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10화)
힘들 게 뭐가 있겠어요. 저야 학급에서 얼굴 한 번 비추는 짧은 씬이었는데. 저말고 형님이 더 힘드시죠. 쪼마난 얼라들 통제하는 게 말이 쉽지. 더군다나 오늘 보호자가 한둘 왔어요? (10화)
아 참, 감독님. 어머니가 삼겹살 맛있게 먹었다고 감사하다고 하셨어요. 신경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연기로 보답하면 되겠습니까! (11화)
"쯧... 가스나가 칠칠맞기는."
"어?"
"기다려봐라, 마. 누가 니 생각하는갑다!"
"나를 생각한다고? 누가?"
"울 어매가 카더라. 신발 끈 풀리는 건 누가 저를 생각해서 그렇다꼬." (11화)
상투 튼다고 얼매나 노력하는지 모르는 건 아닌데, 전력 질주하다 보면 주변을 보기 힘든 법이라. 선봉에 선 놈이 먼저 뛰어가면 뒤에 있는 아들이 지치지 않겠나. (12화)
대본에 얽매일 필요는 없어. 네가 바라는 연기를 해. 그러면 언젠가 대본도 네 것이 될 거야. 샛길로 새지 말고 한 쪽만 바라보고 가면 돼. 저기 우투커니 서 있는, 소나무처럼. (12화)
내가 연기를 배운 곳이라면, 삶의 희로애락이 담긴 그곳이지 않겠는가. (12화)
아직 머리도 쪼맨한 놈이 생각이 많아가 어쩌노. 아는 아 답게 어른들이 주는 밥 맛있게 먹고 잘 크면 된다! 그게 당연한 거 아이겠나! (13화)
형은 자신이 맡은 배역이 누구라고 생각해요? (14화)
그제야 깨달을 수 있었죠. 제가 맡은 단역은 그냥 이름 없는 취객이 아니라, 하나의 삶을 가진 인간이라는 사실을요. (15화)
아버지의 두툼한 양팔이 감싸 안은 것 같은 지형 덕에 수심도 괜찮고, 물살도 약하다. 그래서 지난 삶 그리도 자주 찾았던 것일 테지. 그리운 아버지의 품에 안긴 것만 같았던 이곳... (16화)
어매요, 내는 있제. 어렸을 때 어매랑 같이 손잡고 걸어 다녔을 때가 진짜 좋았다.
다들 내 부러워했다 아이가. 어매가 오죽 고왔나... 아부지가 계탄 거제. 우리 어매가 진짜로 뭐가 못났노.
어매요. 거 가서는 편히 주무이소. 새우잠 자지 말고 꼭 두 발 쭉 펴고.
어매요, 어매요... 아부지 만났을 테니 인자 낡은 신 신지 말고 이거 신고 다니소. 거 가서는 힘들지 말고, 못난 아들 걱정도 하지 마이소.
어매, 어매요! 다음 생은 어매로 태어나지 마이소. 그 힘든 생 한 번 살아봤으면 됐어예. 더는...... 더는 하지 마이소.
아부지랑 손잡고. 같이 편히 가이소... (17화)
어머니.
당신은 어째서 자신을 버린 자식을 끝까지 챙겼나요?
당신은 왜 그렇게까지 자신을 깎으며 제 행복을 바랐나요?
당신은 병원에서 제 시상식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끝까지 자신을 찾지 않는 자식에게 화가 났을까요?
슬펐을까요?
배신감을 느꼈을까요?
제가 미웠을까요?
어머니.
어머니는 그날,
기뻐하셨을까요? (18화)
"사장님들 일은 언제가니껴!"
"에이! 야박하데이, 하진이!"
"영국인데예!" (18화)
시장 사람들은 이런 우리 영국이를 효자라고 한다카제. 내는 그 효자라는 말이 참 듣기 어렵드라. 내가 못나가 이렇게 고생하며 사는 건 아닌지 싶어가... (18화)
어머니, 당신의 미소를 위해서 제 행복을 겁먹지 않고 마주하려고 합니다. (19화)
연수야. 눈 감아볼래? 물은 계속 마시고. 그리고 사계절을 상상해 봐. 봄에는 벚꽃이 피고, 여름은 푸르겠지? 가을은 군고구마 냄새가 나려나, 겨울엔 하얗게 눈이 오겠다. 어때? 긴장이 좀 풀려? (20화)
어머니.
기억나세요?
우리 처음 남항에 좌판 깔았을 때 말이에요.
그때 양 씨 아지매가 찬거리 참 많이 챙겨주셨잖아요.
여관에서는 마음껏 목 먹는다고. 낙원장 살 때요.
사실 그때도 나쁘지 않았어요. 매일 둘이 꽉 껴안고 잠들고.
힘들 때도 있었지만 가끔 그때 기억이 떠오르는 게 싫진 않더라고요.
그래도 어매랑 좋았던 기억도 있으니까.
어머니,
저 연기할 거에요.
앞으로 배우로서 살 거에요.
이제 같이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요. (20화)
네, 돈이 아니라 연기를 위한 배우.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졌어요. (20화)
장영국!
영국아, 너는 파도야.
하루에도 수천 번씩 방향을 바꾸는 파도처럼
가지각색의 모습을 가지고
누구보다 강하지!
너의 그런 모습이
내 가슴을 뛰게 만들어. (20화)
그날 잡은 어머니의 손은 참으로 거칠었다.
얼마나 많은 짐을 지고 계셨던 것일까?
나는 약속했다.
앞으로는 당신의 아들이,
그대의 곁을 지키겠다고. (20화)
예술병 걸리지 마라. 누구처럼. 그건 약도 없으니까. (21화)
...영국아. 친구란 건 말이지. 잊지 않는 거라고 생각한다. (22화)
"국아, 뒤에서 뭐라카노?"
"아, 저짝에 가드레일 업다꼬 차 세워야 하는 거 아니냐 캅니더."
"아 저거 말이가? 저짝에 원래 있었제. 근데 여짝에 구경 온 인간들이 산복 내려올 때 하도 차 속도를 안 줄여가지꼬 다 가따 박는 기라.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없어져뿌따."
"그라면 저기 박으마 고대로 떨어지는 거 아입니꺼?"
"그르체! 근데 웃긴 게 뭔지 아나? 내 알기로는 저거 없어지고 여서 사고 한 번도 안 났다. 인간들이 저거 보고는 이제 거북이 걸음걸이맹키로 찬찬히 내려온다 안 하나! 카고 우리는 올라가는 입장 아이가. 이래 천천히 가는데 뭐가 무섭다 카노. 걱정 붙들어 매라 캐라!" (23화)
아저씨, 제 친구는 왜 아직도 열네 살일까요. (23화)
전 세계에서 찾아온 영화인들의 박수 세례라니. 이 흥분감은 세상을 떠나는 그날까지 잊지 못하겠지. 앞으로 이들이 맞이하는 영화의 초석이 될 것이고, 초심을 다잡는 메아리가 될 거니까. (26화)
친구야. 너를 온전히 기억하게 해준 아이 덕분에, 이제 온 세상이 따뜻했던 너를 기억하고 있어. (27화)
연기의 끝을 찾는 것이 아닌, 한 줄의 대사 위에 삶의 희로애락을 담는 것... 그것이 배우의 길 아닐까. (28화)
사람이 없다 하여서 듣는 귀가 없다고 생각하느냐. 저잣거리의 구경꾼들이 지천으로 깔려 있다 한들, 이 숲속의 미물들만 할까. 쏟아 내리던 폭포도 멈추고, 자작하던 벌새들도 부리질을 멈추니, 모두가 구경꾼인 게지. (30화)
그렇게 끝인 줄만 알았던 삶이었는데... 다시 그 시절의 영도로 돌아와 있었다.
이것에서 몰랐던 감정을 새롭게 느끼고,
수많은 사람들의 응원과 격려를 받으며,
이제는 사랑받는 삶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됐다.
그렇게 사람들로부터 얻은 용기로
당신에게 못다 한 말을 전하고 싶다.
"어매!
그동안 저 키워주셔서 진짜로 감사합니더.
...하고싶은 말이 많았는데 한 마디도 못 하겠네예.
지금도 아마 보고 계실 텐데...
어매요,
이번엔 진짜 앞으로 행복하게 삽시더.
이번에는... 내가 꼭 보답할게예!
지금 이 순간 가장 보고 싶네예.
엄마!" (32화)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배우로서 살겠습니다. (32화)
배우가 배역을 찾아다니기도 하지만, 때로는 배역이 배우를 찾아들기도 하거든. (33화)
여기 이 리딩장에 들어오고 싶어도 못 오는 기자들이 한 트럭이야. 그러니 다들 명심해.
우리, 일류는 되지 못해도 삼류는 되지 말자. (35화)
긴장되네... 연극 무대에 처음 올라갔을 때 같아. 마치 관객과 마주한다는 것 같은 떨림...
하물며, 지난 삶에는 외면하고 있던, 어머니의 앞.
떨지 말자.
가장 멋있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나의 영원할 관객 앞에서 연기하자. (38화)
지난 삶에는 아버지를 한 번도 찾지 않았지요.
기일엔 그것을 핑계로 술집만 찾았습니다.
어렸을 적 우리만 두고 떠난 아버지가 막연히 원망스러웠나 봅니다.
전부 가족을 위해 험상궃은 날씨에도 조업을 나갔던 것일 텐데요.
하지만 이번 삶만큼은 달라지려고 합니다.
지난 삶에는 얻지 못했던, 삶의 목표를 가졌으니까요. (39화)
배우는 상품이 아니라, 연기를 하는 사람이니까요. (40화)
마음이 악독하며 행위가 악하여, 부끄러움을 당하고 스스로 올무에 걸리다.
올무에 갇힌 죄인을 바라보되, 내 안타까운 시선은... 죄인이 아닌 그에게 당한 이들에게 있구나. (45화)
종교에 정답은 없습니다. 믿음의 내용은 신자들의 것이지, 종교가 정하는 것이 아니지요.
고로 각본 속의 내용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사회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고,
영화가 무엇을 말하든 신앙을 해칠 수는 없지요.
그것이 곧 종요가 가지는 힘이라 생각합니다. (45화)
남을 미워하기만 했던 나도, 언젠가는 저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46화)
한줄평
우리가 잃어버렸던 많은 것들이, 단 한 소년의 삶을 통해서 인사해 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