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에 앞서
부, 명예, 사랑하는 가족. 소중한 것들이 모두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린 주인공은 죄책감과 절망감에 물든 채, 미쳐버린 스스로의 정신 세계 속에서 그저 무언가의 '완벽'한 그림을 완성하는 데 끝없이 집착하게 되며 재료를 찾아 집안을 방황한다.
from 나무위키.
좋은 점
1. 신선한 연출
계속해서 집의 구조가 변화한다는 컨셉을, 그저 방문을 여닫는 게 아니라
시점의 이동으로 시시각각 바뀌는 걸 보여준다는 게 신선하고, 신기하고, 재밌다.
이 게임의 메인 컨셉이자, 단점이 많은 이 게임을 쓰레기통에 처박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아주 유니크한 요소였다.
2. 나름 괜찮은 무대
서양식 저택이라는 무대는 아주 흔해 빠졌지만,
화가라는 주인공의 특성이나, 정신 질환과 같은 요소를 적극 이용해서
물감으로 덕지덕지 칠해진 벽, 끝이 보이지 않는 천장과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집의 구조 등,
나름의 어레인지를 해서 완전히 진부하지는 않았다.
아쉬운 점
1. 너무나도 제한적인 자유도.
스토리에 집중하는 건 좋다.
그런데, 이정도 돈을 들여 만들어놓곤, 그냥 공포의 집 시뮬레이션 같이 정해진 경로를 따라 걸으며
불쑥불쑥 나오는 으스한 연출에 움찔움찔하고 끝난다.
게임이고,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조작하고 있음에도
제작자가 의도한 경로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
계속 문 열면서 걷다가, 잠겨있으면 아 이방에 열쇠 있나 보네 찾다가 공포 연출 하나 보고
다시 문 열면서 걷기
그게 참 아깝다.
이정도로 예산을 들여 만들고, 꽤나 퀄리티 좋게 무대를 디자인했는데
고작 공포의 집 걷기 시뮬레이션 정도로 끝내다니.
아님 애초부터 저퀄로 가던가. 그럼 아깝다는 생각도 안 들지.
이 정도 퀄로 만들 거면, 좀 더 풍성하고 게임적인 요소도 추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암묵적인 룰이 있는 거다.
2. 공포 - 기절 - 일어남의 원패턴 반복
주인공 기절 좀 그만 시켜라. 고작 집 돌아다니면서 몇 번을 기절하는거니?
그 정도면 죽겠다 임마.
기절시키는 공포는 매번 색다르고 참신한데,
그 공포에 대한 리액션이 매번 똑같으니까
뭐랄까, 게임을 하면서 거슬리게 된다.
3. 김 빠지는 엔딩
그래 뭐, 엄청 대단한 엔딩이 있을 거란 생각은 안 했어.
스토리도 뭐 엄청 대단할 거라곤 생각 안 했는데...
무한 루프 엔딩이라니
그 낡디 낡은 클리셰를 아직까지 써먹는다니..!
마치 노래에서 마지막이 점점 소리가 작아지면서 끝나는 것과 같은 거다.
그동안 잘하다가 그 엔딩 하나로 이 모든 스토리가 촌스러워지는 느낌.
물론 오히려 너무 옛날 클리셰라 지금은 아무도 안쓰니까
뻔해서 화가 난다기 보다는
마치 2G폰을 쓰는 사람을 보는 것 마냥
이런 걸 아직도 쓴다고? 하는 놀람과 약간의 감탄 같은 느낌이긴 했다.
하지만 그래도, 차라리 뻔한 엔딩으로 만드는 게 나았다.
공포게임이니까, 어차피 스토리는 크게 신경 안쓰니까.
그냥 대충 말만 되게 어떻게 잘 마무리만 지어도 괜찮았을텐데,
이런 고전중의 고전, 역사책에 나올 만한 패턴을 쓰다니...
엔딩 하나로 이 게임의 인상이 크게 좌우되는 걸, 이자식은 시원하게 말아먹었네.
무난한 6점 게임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엔딩 하나로 한순가에 아슬아슬하게 6점에 걸친 게임이 되어버렸다.
한줄평
잘하는 거 한 개만 있어도 밥은 먹고 산다의 대표적 케이스 ( 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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