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장르에 관해서
나는 이야기를 볼 때 장르라던가 형식을 거의 가리지 않는다.
소설이던, 만화던, 영화 드라마던, 애니메이션이던 다 좋아하고,
남성향 여성향, 요즘 느낌, 예전 느낌 다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브리저튼, 여성향 로맨스 시대극이라는 누가봐도 10대 여자애들 좋아하라고 만든 작품도
기대감을 가지고 볼 수 있었다.
내 취향은
나는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좋아하고, 좋아하다 못해 집착한다.
이야기를 보면서 머릿속에 왜? 라는 물음표가 생겨나는 걸 싫어하기 때문이다.
사소한 것 하나 하나까지 이야기의 모든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
내가 생각하는 좋은 이야기의 핵심 요소이다.
하지만 브리저튼은
일단 처음부터 배경이 1800년도 영국이라고 했으면서 왕비는 아프리카계인지 라틴계고 옆에 흑인 아시아인 있더라
잠깐 놀랐지만, 판타지 세계관이니까 그러려니 하기도 했고 딱히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이런 신선한 캐릭터 설정은 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선 큰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영미권 감성을 모르는 건지, 아니면 이해력이 딸리는 건지
중간에 온 흑인 친구는 솔직히 예쁜지 모르겠는데 왜 인기가 있는 건지
갑자기 인기 있어서 실실대다가 허걱 임신하고있었네는 도데체 뭔 전개인건지
오빠가 좋은 사람이고 여자를 상처입힌 적도 없다 한 더부룩인가 그새끼는 바로 다음 신에서
억지로 다가가려다 펀치 한대 맞고, 그걸 또 여자펀치 한대에 바로 기절하고 (이건 뭐.. 코미디성으로 그러려니 해야하나..)
갑자기 서로 관심 없다 결혼 관심 없다 한 공작은 갑자기 치근대더니 우리 연애하는 척할래
아니 다프네 이 새끼야 너 결혼 급하다며 근데 뭔 연애하는 척이야 이해가안되네?
그렇게 머릿속이 물음표로 도배되고 있는 와중에
오빠새끼란 놈은 그냥 개 씹새끼 진짜.
내가 싫어하는 그냥 무지성 씹새끼 나올때마다 한숨 푹푹 캐릭터마저 있으니
내가 이 작품을 재미있게 볼 수 있을까?
여성향 로맨스는 좋아하지만 무지성 로멘스는 좀...
처음에 말하고 시작했던 여성향도 안가리고 잘 본다라는 말과 모순되긴 하지만,
브리저튼은 애초에 나같은 20대 초반 남자가 보라고 만든 작품이 아니니까
내가 재미있게 즐길 수 없는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은 한다.
매운 음식도 맛있게 잘 먹는다고 했지,
매운 음식이면 뭐든 좋아하는 사람 먹으라고 만든 무지성 핵불닭 라면은 싫어하는 거랑 비슷한 것 같다.
여자들의 판타지를 채워주는 로맨스 연애 소설이 원작이니까.
사랑에 빠지고 설레는 이벤트로 가득할 앞날로 가는데에 있어서
그런 사소한 설득력 같은게 뭐가 중요하겠어?
그리고 전에도 생각한 거지만, 여자들은 오히려 씹새끼 캐릭터들을 좋아해
욕하면서 이야기를 보는걸 좋아하니까.
하지만 여성향 로맨스가 설득력도 잘 챙기고, 캐릭터도 입체감 있게 만들어서 무지성 씹새끼도 줄이면
그게 얼마나 좋은 이야기가 될까?
잘 팔리는 이야기의 수준을 뛰어 넘어서, 완성도 있는 이야기를 향해 가면 좋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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